지각이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자극을 과거 경험 등과 결부하여 조직화, 해석해서 실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지각의 장애는 들어오는 자극을 과소 및 과대평가하는 것, 자극을 잘못 파악하는 것(착각), 없는 자극을 있는 것처럼 지각하는 것(환각) 등이 있습니다.
실인증(agonsia)
기질적인 뇌기능의 장애로 어떤 자극의 중요성을 파악하거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를 말합니다. 실인증에는 어떤 대상의 모양이나 성질을 알아내지 못하는 입체감각소실증(astereagnosis), 피부접촉을 감지하지 못하는 접촉실인증(tactile agnosia), 물체가 보이지만 무엇인지 모르는 정신맹(mental blindness), 글을 보기는 하지만 읽지는 못하는 실독증(word blindness), 소리는 들리지만, 무엇인지 모르는 정신청(mental deafness) 등이 있습니다.
특수한 형태로서 질병불각증(anosognosia)이 있는데, 이는 정신분열병, 히스테리, 간질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자신의 병을 인식하지 못하고 부정하며 지남력 장애나 환각 등의 장애를 동반하게 됩니다. 그 예로 정신분열병 환자가 자기 앞에 있는 부모나 형제가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지각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착각(illusions)
착각은 실제로 받아들여진 외부 자극이 감각기관에서 뇌의 적절한 부위에 전달되어 해석되는 과정에서 잘못 인식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착각이 일어나는 경우는 심리적인 것과 대뇌의 기질적 기능 변화에 기인하여 나타날 수 있다. 심리적인 것은 개인의 정신생활에서 오는 감정적 요인이나 특별한 의미가 내포된 소망적 요인을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로 나타나는 감각 상의 착각입니다.
감각상을 왜곡시키는 요인으로서는 강한 정서 상태나 욕망 또는 절박한 욕구와 충동 등이 있습니다. 억압된 요인들도 역동적으로 작용하여 어떤 정서를 반영하거나 소망이나 욕구를 왜곡하여 표현하게 합니다. 심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나뭇잎 스치는 소리를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한 예입니다.
착각은 환각과 동일한 심리적 기능을 가지고 있긴 하나 환각보다는 현실 왜곡의 정도가 덜합니다. 착각의 내용은 환자의 감정상태와 욕구의 선호도에 따라 주로 결정됩니다. 무엇인가 절실히 기대하고 있든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착각이 잘 일어납니다. 기질적인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독성물질(poisons)의 섭취로 인한 뇌기능장애 또는 열성질환(febrile disease)에 의해 일어나는 중독성 착란상태에서도 감각자극이나 인상이 명확히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에 착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한 착각은 완전히 맑은 의식 상태에서 일어나는 착각보다는 심리적인 의미가 적습니다.
환각(hallucinations)
환각이란 Philippe Pinel의 제자인 Esquiro이 처음 명명한 증상으로 외부의 자극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마치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온 것처럼 지각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환각은 병적인 상태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고 정상적인 경험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환각은 외적 대상이 없이 일어나는 지각이라고는 하지만 정신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환각의 내용은 어떤 역동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 의식이나 무의식 수준의 자료가 감각상의 형태로 의식 수준에서 표현된 것입니다. 환자가 현실인 양 받아들이는 이러한 환각적인 상은 소원성취, 자존심 고취, 비판, 비난, 죄책감, 자기 처벌, 억압되거나 배척된 욕구 충족, 또는 만족스러운 현실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 등의 심리적 욕망이나 상황이 외부 세계로 투사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환각대상은 자기 경험과 전혀 무관할 수도 있으며 신체 내로 함입되어 자각되기도 합니다. 정신분열병에서 환각대상이 떨어져 있을 때는 그 대상이 자신을 위협하거나 욕하는 것으로 지각함으로써 그 대상에 대하여 화를 내거나 전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환각대상이 가까이 있다고 지각할 때는 친근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각대상이 신체 내부에 있다고 느낄 때는 병적인 환각대상이 자신을 꾸짖고 미워하고 책망하지만 때로는 존경과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주위 환경으로부터 오는 자극에 의해 생겨나는 지각이라고 할지라도 자기와 관계가 없는 대부분의 것은 무시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환자에서 환각의 지각내용은 환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적어도 급성기에는 묵살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의 모든 관심을 빼앗아 가며 환자가 처해 있는 현실을 환각과 조화시키려고까지 합니다.
환각의 감각기관과 원인
환각은 감각기관 중 그 어떤 감각기관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특정 소재가 가장 적절히 상징화될 수 있는 기관이 선택됩니다. 예를 들어 죄책감은 말소리로 표현되기 쉬우며 환자는 비판적인 말소리를 듣습니다. 두려움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무서운 대상으로 상징화되기 쉽기 때문에 무서운 동물이 환시로 나타나게 됩니다. 어떤 환자는 도덕적인 더러움을 석탄산의 냄새로 호소하기도 합니다.
환각은 심인성인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생리적인 원인으로도 나타납니다. 흔히 중독상태에서 생리 이상으로, 또는 뇌손상 때에는 그 부위에 따라 특수한 환각이 나타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오랜 격리나 어떤 특수한 약물의 영향 아래서 환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특수한 약물은 Mescaline lyserpic acid-diethylamide-25(LSD)인데 이로 유발되는 환각은 현실과의 구별이 안 되는 정신병자의 환각과는 성질이 달라서 약물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은 자기의 그런 경험이 자기 밖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환각은 정신증적 반응의 초기나 급성기에 더욱 많다. 그 이유는 억압이 실패하여 갈등이 해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명료한 의식 상태에서 일어나는 환각은 혼탁한 의식 상태에서 일어나는 환각보다 예후가 더 나쁩니다.